속도를 내겟습니다. 김천우씨!! 집에 있는 거 다 알아!!! 클리셰 대사가 고막에 때려박힌다. 철제문을 부술듯한 악력으로 쾅쾅 문을 쳐대는 소리가 허공에서 쩍쩍 찢어진다. 처음에는 문 두드리는 소리더니 종국엔 집 부서지는 굉음으로 대체되는 상황이다. 귀를 틀어막으며 몸부림치는 게 익숙하다. 포크레인을 끌고와 문을 와장창내며 박살내는 장면에 결국 심약한 마음...
사계절의 옷차림이 동시에 공존하는 3월의 캠퍼스. “난 쿨톤이라 파란색이 어울린대. 가진 옷 중에 파란색도 없는데.” 만취 상태로 저지른 망언이었다. 지희 손에 붙들려 끌려간 학교 앞 3만원짜리 퍼스널컬러 진단은 오류가 많았다. 피해자가 속출했다. 나의 빈약한 통장 잔고에서도 그 3만원이 빠져나갔다. 쌩돈 날렸다는 아쉬운 마음에 술을 주입한 건 순전히 핑계...
첫 눈에 반했다. 그런 말은 영화나 드라마에서 나오는 흔해 빠진 감상인 줄 알았다. 상대가 상대를 보고 평소 보이지 않던 심장의 맹렬한 반응을 느끼며 뇌에 방아쇠가 당겨지는 듯한 감상. 동혁은 그 문장을 깊게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. 어렸을 때 기원에서 바둑이 아닌 알까기를 하다가 혼났을 때나 두근거렸지. 서예 학원에서 먹으로 이모티콘이나 그리다가 혼났을 ...
“매일 소독하고. 살 붙을 때까진 조심하고.” 처치를 마친 간호사가 떠났다. 의사 가운을 입은 구면의 남자가 다가왔다. 민형의 지인이었다. 붕대를 감아주던 그가 혀를 쯧쯧거렸다. 조심 좀 하지. 민형은 그러게, 했다. 보호자로 온 여주가 옆에서 설명을 들었다. 물이 닿지 않게 신경써야 한다는 말이었다. 힘을 주는 것도 안 된다고 했다. 주의사항을 읊던 의사...
결혼하던 해 연말. 민형과 함께 길을 걷던 여주가 멈칫했다. 옆을 돌아보니 중고 가전제품샵 티비에서는 신원 미상의 20대 남자가 흉기에 찔려 병원에 이송됐다는 짧은 뉴스가 송출되고 있었다. 불행한 소식이 끊이지 않았다. 사색이 된 얼굴로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하는 김여주를 걱정스럽게 일별하던 민형이 손을 잡았다. 지금 안 가면 우리 늦어요. 간신히 김여주의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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