“남편 좀 죽여줘.” 당당하게 온 기백과 다르게 시간이 지나자 어색한지 손을 가만 못 두는 게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. 불안정하게 잡아 뜯는 손톱 거스러미 위로 붉은 피가 방울졌다. 예전의 정재현이라면 손부터 막았겠지만 지금은 그럴 권한이 없었다. 헤어진 애인이 찾아와 남편을 죽여달라고 청부하는 말이나 듣는 와중에 그런 것까지 신경 쓸 정신도 없고. 김여주는...
씨씨를 하자는 약속은 지켜졌다. 우린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. 수시 결과를 받고 스무살 초입에 덜컥 올라섰다. 모든 게 신기하면서 두렵기도 했다. 그 두려움은 설렘이라는 단어로 치환됐다. 일찍 합격 발표를 들은 정재현과 두달 뒤 합격 통보를 받은 나는 자유를 즐기는 데에만 집중했다. 환경이 다르게 변했다. 정재현 부모님은 아들에게 거는 기대를 완전히 허물었다...
첫사랑, 첫키스가 사람의 인생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은 어느 정도일까.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그 시절 나의 세계는 온통 정재현이었다. 눈을 떠도 정재현 눈을 감아도 정재현. 감정은 이어졌고 지속됐고 때로 생경했으나 익숙해졌다. “이렇게 하는 거 맞아?” 손바닥을 맞대고 금세 떨어진 아주 짧은 입맞춤이었다. 키스를 해보자던 다짐이 어색하게 숨어들었다. 손을 어디...
사실 잘 모르겠다. 이동혁과 어떤 이유로 자게 됐는지. 그런 건 원래 선후관계 없이도 인간사에 가끔 일어나는 일이었다. 그러나 그게 내 일이 된 적은 없었고 고로 순전히 실수에 불과했다. 아무리 그래도…. 술 먹고 필름 끊어진 적은 많지 않았는데 그날은 귀신에 씌인 것처럼 음주가무에 정신을 못 차린 게 패착의 요인이었다. 연하를 조심하라는 어제 본 점괘가 ...
사랑은 충돌같은 거예요. 충돌의 역사가 시작된 지점부터가 전개입니다. “너 여기서 뭐하냐?” 그건 한때 친했던 동창을 아주 오랜만에 마주쳐 뱉어보는 흔하디 흔한 인삿말이 아니었다. “결혼같은 거 관심 없다더니 이제 뭐 상황 따라 달라져?” 확실히 조롱에 가까웠다. “기분 더럽네.” 안면 근육까지 속수무책으로 굳었다. 조소와 야유가 뒤엉킨 말은 다정과 거리가...
전편 “1학년 때 자퇴를 했어야…. 하.” 그해 봄. 누군가 말하고 누구는 동의했다. 흡연 구역에서 뭉친 한탄이 연기처럼 흔적 없이 사라지는 게 일상이었다. 단편 제작을 앞두고 습관적으로 달고사는 한숨. 제작 지원서를 제출하고 심사를 기다리는 동안에도 금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사업을 찾아보던 선배들은 만성 피로를 숙명처럼 여기고 살았다. 기운없는 몸을 무...
2023.09.01 재업 유독 한 사람에게만 기세 약한 다짐이 위태롭게 흔들린다. 누군가 다른 사람의 일상을 멋대로 쥐고 흔드는 짓은 악의 혹은 선의, 양극단의 서사를 쌓아올리지 않으면 결코 해낼 수 없는 일이다. 막무가내로 쌓아올린 것은 언제든 무너지게 마련이다. 기둥의 중심부가 뻥 뚫린 젠가처럼. 그런 맥락에서 그는 대단했지만 내게는 개새끼였다. “정우...
성격> 까칠, FM, 사랑에 빠져도 애정을 주는 방식은 지고지순할지언정 본인의 성향은 절대 안 바꿈, 배틀연애 이런 분위기라면 이마크는 연상이다 동갑이다 연하다 넹. 다음 글 참고입니당
2023년 구정 연휴. 원인홀과 안타몽이 무단복제되어 누군가의 채널에 게시된 것을 발견했습니다. 멤버십으로,, (발견하게 된 루트는 아래 설명드릴게요.) 멤버십은 100만원으로 묶여 있어 당장 확인할 방법은 멤버십을 가입해 글을 열람하는 것뿐이었어요. 이 사실을 들은 제 지인은 증거를 잡기 위해 멤버십을 결제했고 멤버십에 가입해서 보니 제 글이 맞았습니다...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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